건설

[루씨아키]힐티와 보쉬 (Hilti & Bosch) 그리고 Inspection에 대하여

LooSee 2018. 11. 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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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글쓰기의 일환으로 오늘의 배움을 기록합니다.


힐티 와 보쉬

힐티와 보쉬Hilti & Bosch


개인적으로 힐티는 건설자재 부착공법의 최강자로 알고 있고, 유사 기업으로는 잘알려진 보쉬(Bosch)와 같은 회사가 있습니다. 오늘 힐티쪽 관계자를 만날일이 있어서 물어봤어요.

"힐티는 장사 잘 돼요?"

했더니, B2B(기업 대기업)만 하기 때문에 매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잘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이미지상 힐티가 보쉬보다 더 고가이고 기술도 더 뛰어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보쉬' 처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건 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네이버 쇼핑 같은 곳에서 '힐티 케미칼앙카'치면 검색해서 살 수 는 있지만, 힐티 스스로 B2C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


지금 힐티의 국내 연 매출규모가 8~9백억대 정도라고 합니다.
내 마음속의 '힐티'라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신뢰박힌 기업이라 생각보다 국내 연매출 규모가 작다고 느꼈는데, 반대로 생각해 보니 홍보를 거의 전혀 하지 않는 회사가 국내에서 이정도 매출을 낸다는 건 얼마나 기술적 신뢰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네요.

반면 보쉬는 연 매출규모가 조단위. 2015년 국내 매출이 2.2조 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건설업 수준


나는 국내 건설업의 수준이 뒤쳐져 있다고 느낍니다. 대표적인 근거로 이러한 내용(제2롯데월드에 한국기술은 없다)도 있겠네요.


사실 이 위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면 이런 내용입니다.

영국이 정해준대로
땅을 파고, 파일을 박아서 


미국 등이 정해준 철근콘크리트 강도로
철근을 엮고, 콘크리트를 붓고


캐나다가 정해준 모양으로
건물을 올린다.

즉, 우리나라가 하는 건
땅을 파고, 파일박고, 철근엮고, 콘크리트를 붓는 "시공" 일이며, 이 시공은 영국,미국,캐나다,스위스가 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 아닌, 말하자면 2차산업의 영역이라는 것. 인건비가 싼 나라가 뛰어들면 5년이 채 안되어 따라잡힐 영역이라는 것. 그동안 우리 건설업계는 뭘하고있나 싶은 부분입니다. 꼭 말하고 싶은 건 '건설기술인 협회'는 뭘하고 있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한축구협회'급으로 들여다 보고 싶은 조직이네요. 특히 건설업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1년에 2~3만원씩 받고 있는 자금의 흐름이 진심으로 궁금하네요. 

하~ 건설기술인협회 회비는 어디에 쓸까?


Inspection 과 Inspector


건설을 할 때 "시방서(Specification)"라는 규정집이 있습니다. 법과 비교하면 "헌법"에 해당하는 최상위의 전체적인 규정이라면, 각 자재별 공종별로도 '시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성능이 기가찬 "복합방수자재"를 A라는 회사가 만들었다. 그 기똥찬 성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순서대로 이러이러한 걸 지켜서 시공해야 한다. 라는 '시방'이 있죠. 문제는 그 자재업체는 종종 시공도 하는 업체도 있지만 대부분 자재 판매만 하고, 시공은 방수하는 업체에서 시공을 합니다.

그렇다면 그 시공된 방수의 상태가 잘 되었는가 아닌가를 시공한 사람을 제외하고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제조사의 "전문 기술자"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그 "전문기술자"를 "Inspector"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에서는 썩 익숙하지 않은 체계입니다. 

건설 선진국에서는 다들 하고 있죠. 그래서 해외공사나 미국 건물을 짓는 시방에는 이 자재의 시공이 정확히 되었는지, 제조사의 Inspector 가 현장시공상황을 확인하고 시공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것도 안하고 있죠. 간단히 표로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우리나라

  1.  시공업체에서 자재를 사서 시공함.

  2. 비전문가가 시공상태 검사
    (시공사 건축기사,대리,과장이 시공상태 확인 검사, 감리단)

  3. 완료

건설 선진국 

  1.  시공업체에서 자재를 사서 시공함

  2. 시공사, 감리단 확인 후
    Inspector(해당 자재 성능에 대한 전문가)
     요청

  3. Inspection (검사) 및 문제점 조치 완료 후
    보고서 제출

  4. 완료


문제는 '우리나라'의 건축기사, 대리, 과장, 감리단 애네들이 저 자재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냥 시공 좀 해본 사람들인거에요. 건설업에서 사용되는 모든 자재와 시공, 공법에 대해서 그 많은 공종의 전문가 일 수 있겠느냐는 거죠.

그래서 저들(시공사 시공담당이나 감리단)은 처음에 시공업체에서 만든 "시공계획서"에 있는 "시공순서", 이런걸 보고 검사하거나, 인터넷 블로그 같은 거 검색해보는 수준이죠. 그거라도 검색 해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거 아니라도 충분히 바쁘고, 또 그 바쁜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은 그 시스템대로 문제입니다.)


(저는 현재 국내의 미국건물을 짓는 현장에 있습니다.)오늘 힐티에서 나온 Inspector 와 이야기 하면서 확인해 보니, 이렇게 제대로 인스펙터가 나가서 싸인하고 보증하는 절차를 규정해 놓은 건 국내의 미국건물이나 해외공사가 유일하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도 자재 시공 확인 차 현장 나가는 일은 있으나, 시공상태에 대하여 인스펙터가 품질을 보증하게 하는 강제적 제도는 아직 없다는 뜻)


"인스펙터"에 대해 이야기 하는 이유 두 가지


  1. 우리나라는 이 당연한 Inspector 보증 제도를 언제 도입할런지.
  2. 만약 이런거에 관심 있다면, "인스펙터"라는 직업도 생각해 보라. 꽤 괜찮은 직업같다. 한번 부르는데 돈이 많이든다. 즉, 희귀하고 비싸다.
    현재로서는 외국에서 활동한다는 생각해야 하고, 언젠가 건설업계가 제정신 차리는 날, 우리나라도 이러한 방식의 품질인증 절차를 밟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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